"나는 전생에 000였고 지금은 환생해 살고 있다."
중국의 소수민족인 동족(동<人변에 同>族) 밀집지역인 후난(湖南)성 퉁다오(通道)동족자치현 핑양(坪陽)촌에 사는 주민들이 이 같은 환생을 주장해 학자들이 연구에 나서는 등 관심을 끌고 있다고 중국 신경보(新京報)가 19일 전했다.
이 마을 50대 여성 주민인 스솽런(石爽人)씨는 신문과의 현장 인터뷰에서 "자신의 전생은 1936년에 태어나 24세에 요절한 '야오자안(姚家安)'이었는데 이생에 환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마을 노인들은 1960년 5월 어느날 24세의 야오자안이 밭에 콩을 심으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양어장 연못에 발을 씻은 뒤 고열이 나서 사흘 동안 시달리다가 숨진 일을 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솽런은 또한 야오자안이 두 살이던 때부터 있었던 일들을 기억해낼 수 있다면서 '야오자안의 환생자'임을 확신하며 살고 있다.
이처럼 믿기 어려운 일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야오자안의 아들인 우춘(吳春·가명)씨는 스솽런이 전생에 자신의 어머니임을 철석같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스솽런의 전생 이야기가 어머니가 겪었던 일들과 상당히 맞아 떨어진다"며 자신보다 두 살 아래인 스솽런을 '어머니'라고 부르며 집안일까지 돌봐주고 있다.
특히 핑양촌에는 스솽런처럼 환생자라고 주장하는 주민이 110명을 넘어 중국 안팎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2011년 퉁다오현 정부와 함께 환생론에 대한 연구를 벌여 '환생자 현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과학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후난성 창사(長沙)에 있는 중난(中南)대학 황진(黃晉) 교수도 '환생자의 비밀'을 벗기기 위해 10여 차례 핑양촌을 방문해 조사를 한 뒤 "생환자라는 주장이 거짓말은 아니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 교수는 실존 사실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연구를 계속해 이르면 오는 9월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환생론에 대해 몸은 비록 숨을 거둬 세상을 떠나지만 영혼은 자신이 태어나 살아온 땅에 영원히 남아 민족이 번성하기를 바라는 문화적 전통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퉁다오현 정부는 '환생자'에 대한 신비감을 관광자원으로 삼아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환생자 관련 자료를 모으는 동시에 마을에 '환생자 전람관'이나 '환생자 연구실'을 세우기로 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