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Herald

지나쌤

신종 보이스피싱… “주소 바꾸세요”

By KH디지털2

Published : Dec. 9, 2013 -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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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허모(37)씨는 8일 오전 주거은행인 외환은행에서 전화를 받았다. 은행 상담원이라는 여성은 허씨에게 “내년부터 고객정보의 주소를 도로명 주소로 바꿔야 한다”며 “고객 동의를 거쳐 자동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여성의 목소리였고 발음도 정확했다.

개인정보 확인을 위해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누르고 이후 기계음으로 “개인정보는 본인 확인을 위해서만 사용되니 안심하십시오”라고 안내 멘트가 나왔다. 개인정보 입력 후, 상담원은 허씨의 외환은행 계좌번호를 부르면서 “고객님 계좌가 맞습니까”라고 확인을 하며 실제 외환은행 상담원처럼 말했다.

상담원은 ARS으로 연결해 비밀번호 네자리를 누르라고 했다. 허씨는 금융기관에서 통상 비밀번호를 요구하지만 주소 바꾸는데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입력하지 않았다. “입력 시간이 초과됐으니 한 번 더 눌러 달라”고 재촉하던 상담원은 허씨가 “보이스피싱 아니냐”고 하자 바로 전화를 끊었다.

허씨는 “평소 은행 잔액을 확인하거나 전화로 이체할 때 안내하는 목소리라 의심하지 못했다”면서 “주소 바꾼다고 비밀번호까지 누르라는 게 수상해 한번 더 확인한 게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도로명주소가 전면 시행돼, 은행들이 실제로 주소 변경 작업을 진행 중인 것을 악용한 신종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외환은행도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말까지 주소 변경 확인 전화를 걸고 있다. 그러나 주민번호만 직접 누르게 할 뿐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는 묻지 않는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현재 각 분야에서 동주소를 도로명 주소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금융기관을 사칭한 사기 행위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글: 성진우 인턴기자)

<관련영문기사>

New voice phishing target bank customers

Voice phishing swindlers are targeting South Korean phone users with a new trick: the new address system that will go into effect in January next year.

Under the address system change, customers of bank and other services are being required to update their addresses.

Professionals engaged in voice phishing -- usually pretending to be officials from commercial banks -- are now asking unsuspecting users to type in personal information including resident numbers and passwords to update their data for the new address system.

To complicate the situation, Korea Exchange Bank has actually been calling their customers to confirm the address change since Nov. 22, which requires a resident registration number.

Experts warned that banking service users should be aware of the new tricks used by scammers.

By Sung Jin-woo, Intern reporter
(jinwoo012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