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Herald

피터빈트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현장 '살려달라' 울부짖음 가득

By 박한나

Published : Feb. 18, 2014 -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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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에서 발생한 강당 붕괴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밤샘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 17일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에서 발생한 강당 붕괴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밤샘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가 한창이던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에서 한순간에 지붕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 대학생 9명과 이벤트 회사 직원 1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눈 무게 못이겨 지붕 '폭삭'

17일 오후 9시 6분께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 리조트 내 패널 구조의 체육관(990㎡) 지붕이 붕괴했다.

사고는 지붕이 수일에 걸쳐 내려 쌓인 눈 무게를 못이겨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난 체육관은 대부분 구조물이 샌드위치 패널로 임시 건물과 비슷하게 지어졌다. 밖에서 보면 2층으로 보이지만 안에서는 단층구조로 지붕이 높은 형태의 건물이다.

최근 1주일 동안 경주 지역엔 평균 50㎝의 눈이 내렸으며, 구조상 눈의 하중에 취약한 체육관 지붕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체육관이 일반적인 2층 건물과 달리 중앙 부분 등에 기둥이 없었던 탓에 지붕이 쌓인 눈의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붕괴사고가 일어난 리조트 체육관은 현재 휴지장처럼 구겨져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다.

곳곳서 비명 '아수라장'

이날 부산외대 신입생들은 총학생회 주관의 환영회에 참가했다가 변을 당했다.

사고 당시 체육관에선 신입생들을 위한 축하공연이 한창이었으며 중국어·베트남어·미얀마어과 등에 속한 신입생 1천12명 중 565명이 참가한 상태였다.

이들 중 100여명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지붕에 깔렸다고 경찰은 밝혔다.

사고가 발생 직후 신입생 환영회가 한창이던 체육관 내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공연 열기가 고조될 무렵 무대쪽 천장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학생 수백명이 일제히 비명을 지르며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랍어과 신입생 이희민(19)군은 "강당 앞쪽 부분 천장이 갑자기 쩍쩍 금가는 소리를 내는 듯하면서 가라앉기 시작했다"며 "너무 놀라서 하나뿐인 뒤쪽 문을 통해 나가려 했는데 뒤쪽 천장이 한꺼번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문규화(19)군은 "갑자기 천장에서 전구가 터지면서 천장이 구겨지면서 내려앉았다"며 "친구들과 함께 창문을 깨고 밖으로 나갔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고가 순식간에 벌어진 탓에 미처 체육관을 빠져나가지 못한 학생들은 사력을 다해 탈출구를 찾다가 건물 잔해 더미에 깔렸다.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

신입생 윤채은(19)양은 "한창 레크리에이션을 보고 있는데 친구들이 '어어' 하면서 놀라는 소리가 들리고 앞쪽 천장이 내려앉기 시작해 친구 손을 잡고 뒤쪽 문으로 뛰었다"며 "뛰던 중 뒤쪽의 지붕이 왕창 무너져 지붕에 다리가 깔렸고 친구의 손을 놓쳤는데 혼자서 다리를 빼내 나왔다"고 사고 순간을 떠올렸다.

부산외대 측은 건물에 균열을 발견한 학생들이 순차적으로 빠져 나오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구조작업 난항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후 현장에 구조대를 급파했지만 리조트가 해발 500m의 산 정상에 있는데다 도로가 좁고 눈이 쌓여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구조대원 대다수는 진입로 입구에 구조차량을 세워둔 채 수백m를 걸어서 현장에 진입했다.

또 사고 당시 경주지역에 눈발이 날린 것도 구급차량의 출동이 늦어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구조대원들이 가까스로 현장에 도착했으나 어둠 속에서 피해자들을 구조하는데 또다른 어려움을 겪었다.

강당을 가득 메우고 있던 학생들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무거운 철골 구조물에 뒤엉킨채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사고 현장엔 소방 및 경찰 관계자, 해병1사단·육군 50사단 장병 등 400여명이 투입됐지만 구조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방 관계자는 "체육관이 폭삭 내려앉은 탓에 절단기로 입구를 막은 패널 구조물을 잘라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구조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체육관에 매몰된 나머지 학생들을 구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조트 인근 주민 박모(45)씨는 "이 리조트는 평소 눈만 오면 접근이 쉽지 않은 곳인데 사고 당시에도 눈이 내려 구조장비와 인력의 접근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사고수습 후 수사 착수

현재 시신 10구는 울산지역 병원 및 장례식장 등에 옮겨졌으며, 부상자들도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 병원 측은 "사고 소식을 듣고 찾아온 가족들로 병원이 북새통"이라며 "일부 유족 및 가족들은 오열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주경찰은 사고수습이 마무리 되는대로 대학 및 리조트관계자 등을 불러 붕괴원인을 수사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며칠 사이 폭설이 내려 수십㎝의 눈이 강당 지붕에 쌓였는데 제설작업을 하지 않고 행사를 진행하게 된 경위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최문태 경주경찰서 수사과장은 "현재는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을 구조하는데 모든 인력을 쏟고 있다"며 "수사는 구조작업이 마무리된 뒤에 시작된다"고 말했다.

한편 리조트 관계자에 따르면 붕괴사고가 일어난 곳은 숙박동 왼쪽에 있는 준가설 건축물로 다목적 연회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합)


<관련 영문 기사>

At least 10 killed, 100 injured after building collapses in Gyeongju

At least 10 people were killed and more than 100 were injured after a resort building collapsed in Gyeongju, North Gyeongsang Province, Monday. 

The ceiling of the prefab building, used as an auditorium, caved in at 9:15 p.m. apparently due to heavy snow, according to witnesses.

Some 1,100 freshmen of the Busan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were attending a welcome event organized by the student council at the Mauna Ocean Resort, the school said.

There were 565 students in the building when it crumbled, the school said.  Most got out soon after and around 100 were buried.

As of 7 a.m. Tuesday, nine students and one party organizer had died and about 100 others had been transfered to hospitals in the nearby city of Ulsan, according to local police officials.

Police also said three students and 11 party organizers remained unaccounted for.

Rescue workers had difficulty reaching the scene because heavy snow blocked the road leading to the resort, which is in a remote mountain area.

A student said a concert was underway inside the building and it took less than 10 seconds for it to fall down, he said.

“A lot of people rushed to the exit when the ceiling collapsed. Some were trampled. It was very chaotic,” he said.

He said he called the emergency services, and rescue workers arrived at the scene about 20-30 minutes after the collapse occurred.

Prime Minister Chung Hong-won instructed Security and Public Administration Minister Yoo Jeong-bok and Nation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 Administrator Nam Sang-ho to make utmost efforts to save lives.

"With heavy snow presumably being the cause of the accident, there needs to be a thorough safety check on all kinds of facilities, a fact-finding probe and measures to prevent a relapse once rescue operations are over and the situation comes under control," Chung said. 

By Shin Hyon-hee (hee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