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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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간첩 피고인' 유우성 "나도 진실 알고싶다"

By 정주원

Published : March 12, 2014 -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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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성 (왼쪽) [사진:연합]



"솔직히 말하면 검찰에 대한 믿음이 깨진 상태라 이분들이 과연 진실을 밝힐 수 있을지.."

12일 검찰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만난 유우성(34)씨는 초췌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1월 체포돼 구속 기소된 이후 검찰청사를 찾는 것은 1년여만이다.

이번에는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기는 하지만 그에게 좋지 않은 기억만 남겨준 곳을 찾아야 하는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챙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목도리를 코끝까지 올린 그는 "밖에 돌아다니는 것도 무섭다"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는 "증거조작과 관련된 진실을 밝히러 가는 것이니 저로서는 억울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따지고도 싶지만 이전에 검찰 조사에서 겪었던 일들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아직도 왜 자신이 간첩으로 지목됐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동생이 처음 국정원에서 '오빠가 간첩'이라고 진술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저도 동생이 미친 줄 알았다. 그런데 독방에 179일간 갇혀서 진실을 이야기하면 계속 무시당하고 같은 질문만 수십 번 받으면 나라도 상대가 원하는 대답을 해줄 수밖에 없겠구나 하고 이해하게 됐다"고 답했다.

유씨는 "재북 화교신분인 동생은 중국으로 강제로 보내버린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그들이 원하는 말을 해줬을 것"이라며 변호사도 없이 긴 시간을 독방에서 보내야 했던 동생을 안타까워했다.

유씨의 동생 가려씨는 이후 1심 재판에서 국정원의 회유와 협박으로 허위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북한 보위부는 오히려 어머니를 죽인 원수"라며 "어머니를 죽인 살인자들을 위해 개 노릇을 한다는 것은 죽으면 죽었지 말이 안된다고 수사기관에서도 수십 번 반복적으로 말했지만 누구 하나 들어주지 않았다"고 울먹였다.

유씨의 어머니는 2006년 5월 21일 유씨와 통화한 정황이 보위부에 발각되면서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영국으로 망명을 시도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토로했다.

유씨는 "난민 자격이 주어지면 일을 할 수 있어서 돈을 벌어 영어학원을 다니기 위해 신청한 것"이라며 "만약 망명하려 한 것이라면 왜 6개월 만에 다시 한국에 들어왔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유가강, 유광일, 조광일, 유우성 등 4개 이름을 번갈아 가며 사용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개명을 한 것은 단 1번"이라며 "한국에 들어왔으니 한국식 이름으로 살고 싶어 개명한 것인데 마치 '조작의 신'처럼 비쳐지고 있어 착잡하다"고 말했다.

유가강이 호적상 정식 이름이고, 유광일은 가강이라는 이름의 발음이 어렵다 보니 가족, 친구들 사이에서 편하게 불리던 이름인데 탈북해 국내로 들어오면서 광일이라는 이름으로 신고했다는 것이다.

또 조광일은 영어학원을 다니며 사용한 일종의 예명이며, 국내에서 개명은 유광일에서 유우성으로 한 번밖에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에서 맡았던 업무도 탈북자 관리가 아니다. 기초수급자 관리 보조업무를 했는데, 생활이 어려운 수급자 가운데 탈북자도 몇몇 속해있었던 것뿐이다"고 억울해했다.

유씨는 "재북 화교였다고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 점은 지금도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탈북해 한국에 사는 다른 재북 화교도 많고 TV에 나와서 그런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는 사람도 많은 데 왜 나만 안 된다는 것이냐"며 눈물을 보였다

유씨는 "검찰에 가면 억울하게 8개월간 구치소 생활을 했던 것과 동생과 대질을 시켜달라고 50일 내내 계속 요구했는데 단 한 번도 해주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한 번은 말하고 싶다"면서 말을 맺었다. (연합)


<관련 영문 기사>

(Yonhap Interview) N. Korean defector denies spy charges against him


A North Korean defector involved in a snowballing espionage case flatly denied the charges against him on Wednesday, saying the prosecution should take responsibility for submitting a fake document to the court in a bid to have him framed.

Yoo Woo-Seong, a 34-year-old who defected to the South in 2004, has been accused by South Korean prosecutors and the state intelligence agency of carrying out espionage activities for the North's Reconnaissance General Bureau.

A local district court acquitted Yoo of espionage charges in August 2013. Prosecutors appealed the verdict and submitted three Chinese immigration records obtained from South Korea's spy agency,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 purporting to relate to visits to the North. The Chinese Embassy here later announced they were forged.

"The prosecution should hold themselves accountable for not making sufficient efforts to verify the authenticity of the immigration records," Yoo said in an interview with Yonhap News Agency.

The case began when Yoo, a former Seoul city government official, was indicted on charges of handing over the personal information of more than 200 North Korean defectors to the bureau after disguising himself as a defector in order to enter South Korea.

Prosecutors alleged that Yoo, formerly a Chinese national in North Korea, collected the detailed information on the defectors in the South while he was working as a government official, and relayed them to the bureau during several visits to the North.

He, however, denied the allegations.

"It was not my job to manage North Korean defectors (living in the South)," Yoo said, adding that he was hired by the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to work for the division of general welfares on a two-year contract.

The prosecution has also alleged that Yoo, who held a Chinese passport while living in the communist regime, came to the South by deliberately withholding his nationality.

"I am sorry that I was not honest in the beginning about holding Chinese nationality while living in North Korea," Yoo said, adding that he is just one of 26,500 North Korean defectors who are struggling to adapt to life in the democratic South.

Yoo, who has three other different names including Ka-kang and Kang-il, also allegedly has a history of seeking asylum in the United Kingdom in 2008.

"Why would I go all the way to the U.K. and seek asylum if I had money and family in the South?" Yoo said. "It was not a perfect but an inevitable choice to learn English to get a stable job in Seoul."

As to some legal experts' opinion that he should be deprived of South Korean citizenship for hiding his ethic background, Yoo said he is willing to accept such a consequence if South Korean law, which is supposed to be fair to all citizens, does not have a double standard.

As to his younger sister, who first raised accusations against him in the trials, Yoo said he now understands her as she is just another victim of coercive investigation by the NIS.

"I think I would also give answers that investigators wanted if I were locked in solitary for 179 days," Yoo said. "My sister was deprived of the basic right to meet her lawyers during the questioning by the NIS."

Following a year-long investigation and a prolonged high-profile trial, Yoo said that he has lost faith in South Korean prosecutors and doubts they will be able to get to the bottom of the case.

"I hope that the prosecutors will be able to discover the truth, but, frankly, I have lost trust in them," he said. (Yonh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