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극단적 반(反)이민 정책에 찬동하는 이들이 히스패닉 미등록 이주민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보스턴 경찰은 노숙인을 폭행한 혐의로 스콧 리더(38), 스티브 리더(30) 형제를 구속했다.
이들은 보스턴 기차역 근처에서 노숙하던 히스패닉 남성에게 쇠파이프를 마구 휘둘러 코와 갈비 골절상을 입히고 소변을 눈 혐의를 받고 있다.
스콧과 스티브는 경찰 조사에서 "노숙인에 히스패닉이고 불법 이민자이기 때문에 때렸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특히 이들은 "트럼프가 옳았다. 불법 이민자들은 모두 추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목격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이들 형제가 노숙인들을 마구 때리고 나서 태연히 웃으며 자리를 떴다고 진술했다.
트럼프는 이민자를 공개적으로 비하한 데다가 극단적인 이민 정책까지 제시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멕시코 이민자들을 강간범과 같은 범죄자로 묘사하고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 만리장성과 같은 장벽을 쌓아 이들의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본토에서 태어난 모든 이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폐지하고 미등록 이주자들을 모두 본국으로 추방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리드 형제의 노숙인 폭행사건을 전해 들은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에게 활력과 열정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서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앞서 기자회견에서는 소식을 듣지 못했지만,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를 따르는 이들은 매우 열정적"이라며 "그 사람들은 이 나라를 사랑하고, 이 나라가 다시 위대해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