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남동부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수프를 훔쳐 도망가던 도둑을 붙잡아 불에 태워 죽였다.
나이지리아 남동부 항구도시 칼라바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3명의 도둑이 새벽 동틀 무렵 한 민가에 침입해 수프를 훔쳐 달아나다 이 중 1명이 집주인의 고함에 뛰쳐나온 주민들에게 붙잡혔다고 24일 AFP가 현지 일간 디스데이를 인용해 보도했다.
주민들은 이 도둑을 마체테(날이 넓은 긴 칼)로 여러 번 공격하고 나서 산채로 불에 태워 죽였다.
마을 한 주민은 "이들이 우리 동네에서 도둑질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는 자동차 배터리를 훔쳐 달아났다"라고 전했다.
한 경찰관리는 "모든 범죄인은 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라며 주민들에 의한 즉결 처형을 비난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 2000년 초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정부의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에서 주민들이 자경단을 결성해 범죄 용의자를 처형하고, 인권단체들은 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지난 2001년 남부 아남브라 주에서는 지방정부의 지원으로 결성된 '바카시 보이즈'로 불리는 자경단원들이 절도 등의 혐의를 받던 36명의 용의자를 임의 처형했다.
최근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기승을 부리는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나이지리아 정부군의 지원을 얻은 대규모 자경단이 결성되기도 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