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전 LG유플러스 상임고문(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중국 스마트폰 및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고문총괄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업계의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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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코리아헤럴드가 화웨이 영문 공식 홈페이지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상철 전 부회장은 화웨이의 고문총괄(Chief advisor)로 기재돼 있다. 화웨이 홈페이지에는 이 전 부회장의 LG유플러스와 LG그룹의 상임고문직도 함께 표기돼 있다.
이 전 부회장과 화웨이 간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몇 년간 우려를 제기해왔다.
최근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 (Mobile World Congress)에 이 전 부회장이 화웨이 부스에서 특별강연을 한 것을 목격한 한 업계관계자는 그의 공식직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MWC가 열린 2월엔 이 전 부회장이 LG유플러스의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을 시기였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의 당사 상임고문직은 지난 3월 임기 만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룹측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은 그룹 고문직을 맡은 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통신장비업계 관계자는 “아직 외교적으로 불안정안한 시국에 특히 중추적인 국내 통신 네트워크를 잘 알고 있고 정통부 장관까지 하신 분께서 중국 정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회사에 고문으로 활동하시는 것은 국가 미래 안보는 물론 국내 기업 공생 발전에도 우려하는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2013년 이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임할 당시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초로 화웨이 LTE 통신장비를 도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 의회까지 나서서 LG유플러스의 행보에 이의를 제기했다. 중국 통신망이 주한미군 정보 등을 빼낼 수 있다는 우려였다.
당시 이 부회장은 “화웨이 장비 도입이 기술적 문제인지, 정치적 문제인지, 외교적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화웨이 통신 장비에 보안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각계의 반발을 의식해 LG유플러스는 미군부대 인근을 제외한 강원도와 서울, 경기 일부 지역에만 화웨이산 기지국을 설치했다.
최근 국내 1위 SK텔레콤도 화웨이 LTE 통신장비를 들여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통신업계 보안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된 바 있다.
업계관계자는 “통신 국내 유선통신 시장을 흐트려 놓아 국내 중소기업을 힘들게 만든 화웨이가 이 전 부회장을 통해 무선까지 영향력을 미친다면 더 많은 토종 네트워크 중소 기업이 사업을 펼치는데 힘들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전 부회장은 2001년 ~ 2002년 KT대표이사직을 거쳐 2002년 ~ 2003년 정보통신부 장관 등 국내 통신업계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송수현 코리아헤럴드 기자 (song@heral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