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행각 세 커플 '공개 회초리질'...관광객은?
주민 500만명 중 98% 무슬림…"관광객, 두려울 필요 없어"
By YonhapPublished : Sept. 20, 2019 - 16:18
이슬람 원리주의를 따르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에서 애정행각을 벌인 세 커플이 공개적으로 회초리를 맞았다.
20일 데틱뉴스와 트리뷴 뉴스에 따르면 전날 아체주 반다아체의 공원에서 남녀 각 3명이 1m짜리 라탄 회초리에 20∼22대씩 맞았다.
두 커플은 호텔에서 붙잡혔고, 한 커플은 식당에서 애정표현을 하다 체포됐다.
아체주는 인도네시아에서 샤리아(이슬람 관습법)를 적용하는 유일한 곳으로 주민 500만명 중 98%가 이슬람 신자(무슬림)이다.
이곳에서는 음주, 도박, 간통, 동성애, 혼전 성관계, 공공장소 애정행각 등이 적발되면 공개 태형을 한다.
본래 공개 태형은 이슬람 사원(모스크) 안에서 이뤄지는데 이번에는 모스크에서 1㎞ 떨어진 공원에서 시행됐다.
아미눌라 우스만 반다아체 시장은 "태형 장소를 일부러 모스크 밖으로 옮겼다"며 "사람들이 모스크 안에서 이뤄지는 태형에 익숙하다 보니 아이들을 데리고 구경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도하는 장소와 채찍질하는 장소는 구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상 모스크 안에서 태형을 하면 수백 명이 구경하는데, 이날 공원에서 수십 명만 지켜봤다.
인권단체들은 공개 태형이 잔인하다고 비난하고, 조코 위도도 대통령 역시 태형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으나 아체주의 많은 주민이 태형을 지지한다.
우스만 시장은 "관광객들은 태형 때문에 방문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법을 어기지 않으면 회초리를 맞을 일이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인도네시아는 온건하고 관용적인 이슬람 국가로 분류됐으나, 수년 전부터 원리주의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의회가 통과시키려는 형법 개정안은 혼전 성관계와 동거, 동성애를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해 큰 논란이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