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군사적 대응을 경고하자 미국 언론들은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하는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현명하지 않게 행동할 경우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locked and loaded)"며 "김정은이 다른 길을 찾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군사·외교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을 겨냥해 사용 가능한 군사 시나리오와 이에 따라 예상되는 결과를 제시했다.
NYT에 따르면 우선 미국이 북한 보유 미사일 중 하나를 일회성으로 선제 타격하는 방안이 가능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를 내리면 이를 위해 미군 전투기가 비행에 들어가거나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한반도 근처에서 발사될 수 있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한 번의 공격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핵무기 폐기를 압박한다는 데 베팅하는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이나 일본을 겨냥한 무기를 준비하는 등 김정은이 행동에 나서도록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NYT는 덜 위험한 선택지로 미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나 괌에 있는 미사일 방어 포대를 활용해 이 지역 근처에서 시험 발사된 북한 미사일을 격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만약 북한이 먼저 공격에 나서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함대와 핵무기고에 대한 기습 총공격을 지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토마호크 미사일이 한반도에 배치된 구축함 수십 개에서 발사돼 북한 전역 여러 곳을 폭파하고, 동시에 괌 공군기지와 일본에 배치된 타격 항공기와 항공모함들이 이륙할 수 있다. 스텔스 폭격기도 미국에서 출격할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두 시나리오 모두 한반도에 전면전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지상 침략에 대비해 한국에 있는 미국인과 동맹국 국민 등을 먼저 대피시키는 다른 군사 시나리오를 짜야 한다고 NYT는 설명했다.
미 CNN 방송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선제타격에 나서면 무고한 시민 수백만 명이 십자 포화 속에 갇히고 양측에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 확실하다고 우려했다.
CNN은 미국의 군사 작전이 전투 초반에 윤곽이 드러나는 신속하고 다면적인 공격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전문가를 인용해 설명했다.
해군 대령 출신 제리 헨드릭스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 연구원은 "북한 지대공 미사일 방어 능력에 맞서 스텔스 F-22, F-35, B-2 폭격기가 한국과 일본의 F-15나 F-16 전투기의 도움으로 합동 공습작전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CNN에 전했다.
미국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는 NYT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이 어떻게든 한국을 공격할 수 있고, 우리가 북한을 막기 전에 그들이 수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가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