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 대학 학생들에게 '만약 북한 핵 공격이 일어날 경우에'라는 제목이 붙은 이메일이 발송됐다고 현지 매체 하와이 뉴스 나우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와이대 학생들은 전날 메일 박스에서 이런 불길한 메일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메일은 북한 김정은 정권에 의해 탄도미사일 또는 핵 공격이 발발하면 비상 사이렌에 따라 관내의 적절한 대피소를 찾도록 한 지시사항이 주 내용이다.
이메일에는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의 우려에 비춰 주(州)와 연방 기구들은 핵 위협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만일의 경우 핵 공격과 방사능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지에 관한 것"이라고 쓰여 있다.
이번 메일은 하와이 주 당국 차원의 광범위한 보안강화 캠페인 중 하나로 발송됐으며, 대학 당국이 재학생과 교직원 전원에게 보낸 것이라고 하와이 뉴스 나우는 덧붙였다.
하와이 주 의원들은 지난달 잠재적 핵 공격에 대한 대비 태세를 논의했다고 다른 현지 매체 호놀룰루 시빌비트가 전했다.
한 의원은 "당장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최근의 지역적 군사위협에 관해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다"라고 말했다.
하와이는 북한에서 7천500㎞ 떨어져 있어, 북한이 시험발사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사거리(최대 5천㎞ 추정)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완성 단계에 도달할 경우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가장 큰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주로 꼽힌다.
앞서 미국령 괌에서도 지난 8월 주민들에게 핵 공격 시 행동수칙을 담은 팸플릿을 배포했다.
북한은 괌 인근 해상으로 4개의 중거리 미사일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괌 국토안보부의 문서에는 "섬광이나 불덩이를 똑바로 바라보지 마라. 눈을 멀게 할 수도 있다"라고 적혀 있고 안전한 대피소를 찾는 방법과 방사성 물질이 옷이나 피부, 머리카락에 묻었을 때 씻어내는 법을 안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