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제과의 본고장인 프랑스가 '버터 대란'을 겪고 있다.
버터의 원료인 우유 생산량 급감에 더해 중국에서 크루아상 등 프랑스식 패스추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들 지역의 프랑스산 버터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프랑스산 버터의 평균도매가격은 지난해 4월 톤(t)당 2천500 유로에서 올여름 7천 유로까지 치솟았다. 1년이 좀 넘는 기간에 가격이 180%나 뛴 것이다.
프랑스의 대형마트와 식료품점에서는 버터의 공급물량이 달려 소비자들의 불만접수가 크게 늘고 있다.
일부 제과점 중에는 질 좋은 프랑스산 버터를 구하지 못해 저렴한 외국산 버터로 대체하는 곳도 있지만, 자국산 식자재와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프랑스의 대부분의 제과점은 치솟는 버터 가격을 울며 겨자 먹기로 부담하며 가격 인상 요인들을 견디고 있다.
이처럼 버터의 품귀와 가격급등이 빚어진 데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2년 전 유럽연합(EU)의 우유 생산량 쿼터제가 없어지면서 갑자기 유럽의 우유 생산이 큰 폭으로 늘어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프랑스 낙농가들은 생산량을 크게 줄였고, 이는 곧 버터 생산 급감으로 이어졌다.
또 하나는 해외에서의 프랑스산 버터에 대한 수요 급증이다. 특히 중국의 소비자들이 프랑스식 빵과 과자의 맛에 눈을 뜨면서 프랑스산 버터의 수요가 폭증한 것이 주요 원인이 됐다.
마지막으로 버터 등 동물성 포화 지방이 기존에 알려진 것만큼 심장 건강에 나쁜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 속속 나오면서 서구에서 전반적으로 버터 소비량이 늘고 있는 것도 프랑스산 버터 품귀 현상에 한몫했다.
프랑스낙농협회의 제라르 칼브릭스 경제분석팀장은 "동물성 지방의 복권(復權)이 세계에서 버터 수요 급증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버터 대란에 대해 프랑스 정부는 조만간 공급이 안정적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테판 트라베르 프랑스 농무장관은 이날 쉬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올여름 우유 생산량 감소와 전 세계적 수요 급증에 따라 빚어진 버터 품귀 현상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조만간 우유 생산량이 회복돼 상황이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