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공식 면담사진이 '포토샵 처리' 논란에 휩싸였다.
23일(현지시간) 아프간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서 이뤄진 면담 이후 미 국무부와 아프간 대통령실이 각각 배포한 사진에 미묘한 차이가 발견된 것이다.
틸러슨 장관과 가니 대통령은 생수와 컵 등이 놓인 작은 커피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비스듬히 마주 보는 자세로 의자에 앉아 면담에 임했다. 양측의 배석자들이 양편에 나란히 앉았고, 테이블 뒤편 벽면에는 TV 2대가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미 국무부가 배포한 사진에 나오는 테이블 뒤 벽면의 디지털 시계와 빨간색 소방 경보기는 아프간 대통령실이 제공한 사진에는 없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4일 소방 경보기 사진은 그곳이 미군 기지라는 증거라고 전했다.
또 아프간 대통령실이 제공한 사진에는 디지털 시계와 소방 경보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전선이 완전히 지워지지 않고 희미하게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아프간 대통령실에서 제공한 사진이 이미지 보정 등 '가공 처리'됐을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사진 전문가인 미 다트머스대 컴퓨터과학 교수인 핸니 패리드는 "사진이 가공 처리된 것이 틀림없다"면서 사진 보정이 가능한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진이 포토샵 처리 됐다면 보안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틸러슨 장관의 아프간 방문은 당일 새벽 동이 트기도 전에 전격적으로 이뤄졌으며, 아프간 체류시간도 2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또 지난달에는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방문한 날 카불 공항을 겨냥해 로켓 공격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많은 아프간 사람들은 이번 사진 논란을 아프간 정부가 평소 사실관계를 왜곡하려고 했던 증거의 하나로 볼 수도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아프간 정부는 과거 특정 지방 행정기관이 입주한 시설이 탈레반 세력의 손에 넘어갔을 때도 해당 기관을 제3의 장소로 옮긴 뒤 "해당 시설이 점령되지 않았다"고 사실을 왜곡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