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미국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유혈 충돌 이후 잠잠하던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시위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들면서 간헐적인 폭력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테네시 주에서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 회원들이 식당에서 흑백 커플에 시비를 걸다가 흑인 남자친구를 둔 백인 여성을 집단 구타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30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 테네시 주 셀비빌에서 '백인 생명도 중요하다(White Lives Matter)' 기치를 내건 백인 우월주의 단체의 시위가 열렸다.
현장에서 1명이 연행되기는 했지만 큰 불상사는 없었다. 충돌은 시위대 행진이 끝난 뒤 일어났다.
인근 브렌트우드의 한 식당에서 30세 백인 여성과 37세 흑인 남성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때 백인 국수주의 단체인 '전통주의자 근로자 당'(TWP) 소속의 일행 20∼30명이 몰려와 흑백 커플의 옆자리에 앉았다.
이들은 흑인 남자친구와 식사하던 백인 여성에게 "우리가 누군 것 같으냐"고 시비를 걸더니 백인 여성이 "백인 단체 시위대 아니냐"고 하자, "그렇다"면서 흑인 남자친구에게서 떨어지라고 요구했다.
이 백인 여성이 시비가 붙는 걸 피하려 하자 일행에 있던 다른 백인 여성이 다가가 말싸움을 걸었고 이윽고 한 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흑인 남자친구와 함께 있던 백인 여성은 얼굴에 주먹을 맞아 눈가가 찢어졌다.
피해 여성은 경찰에 신고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주변에서 이 장면을 영상에 담은 네티즌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이를 공유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미국 사회에서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는 흑백 커플에 괜한 시비를 걸고 폭행까지 가한 백인 우월주의 단체 회원들을 향해 비난이 쏟아졌다.
앞서 지난 8월 샬러츠빌에서는 한 백인 우월주의자가 몬 차량이 반대 시위를 벌이던 흑인 단체 군중 속으로 돌진해 1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다.
이어 최근 플로리다 대학에서 열린 백인 우월주의 선동가 리처드 스펜서의 연설 집회에서는 행사가 끝난 뒤 일부 참가자가 항의하는 시위대 쪽을 향해 총을 쏘다 살인미수 혐의로 구금되는 사건이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