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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 살 가능성 있는 '쌍둥이 지구' 발견…"지구와 같은 크기"

By Yonhap

Published : Nov. 17, 2017 -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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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지구와 비슷한 조건을 갖춘 외계행성이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이 행성이 액체 상태의 물과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췄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 '그르노블 행성학·천체물리학 연구소'의 그자비에 봉피스를 비롯한 국제 천문학자들은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15일(현지시간) 발간된 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에 게재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칠레 라시야에 위치한 유럽남부천문대(ESO)의 고해상도 전파 행성추적장치(HARPS)로 태양계에서 11광년 떨어진 적색왜성 '로스 128'과 그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 '로스 128b'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 행성은 지구와 거의 비슷한 크기로 질량은 지구의 최소 1.35배로 추정된다. 다만 지구 질량의 2배에 이를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로스 128과 이 행성 간 거리는 450만 마일(약 724만㎞)로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인 9천300만 마일(약 1억4천966만㎞)보다 20배나 가깝다. 태양계에서 가장 안쪽에 있는 수성과 태양 사이 거리도 이보다 훨씬 먼 3천600만 마일(약 5천793만㎞)이다. 따라서 이 행성의 공전 주기는 9.9일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적색왜성은 태양보다 훨씬 어둡고 차갑다는 점에서 이 정도 거리가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조건이 될 것으로 천문학자들은 예상한다. 외계행성이 생명체 생존의 필수조건 중 하나인 액체 상태의 물의 존재를 위해 충분한 온기를 흡수하려면 이 만큼은 가까워야 한다는 뜻이다.

항성인 로스-128이 이 행성에 전달하는 방사선량은 지구가 태양에서 흡수하는 방사선량의 1.38배로 추정된다.

특히 로스-128b는 앞서 과학자들이 발견한 '트라피스트'나 '프록시마b' 등 지구와 비슷한 다른 외계행성보다 생명체가 살기에 좀 더 안정적인 조건일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태양계에서 불과 4.2광년 떨어져 '가장 가까운 외계행성'으로 불리는 프록시마b의 경우 항성인 '프록시마 센타우리'가 내뿜는 치명적인 자외선과 X-레이 방사선에 노출된 반면, 로스-128b의 항성인 로스-128은 훨씬 더 "조용하고 상냥한 별"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적색왜성의 방사선은 가까운 행성의 대기에서 산소를 없앨 수 있기 때문에 적을수록 생명체가 생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봉피스는 "그런 (방사선) 방출이 행성의 대기를 소독해버릴 수 있다. 그러나 로스 128은 태양계 이웃의 별 가운데 가장 조용한 별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천문학자인 윌리엄 댄치도 로스 128b에 대해 "대기가 있고 그래서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있다"면서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중요한 발견이고 후속 연구를 할 가치가 있다"고 기대했다.

또한, 로스 128과 로스 128b는 지구를 향해 움직이고 있어 7만9천년 뒤에는 프록시마b를 제치고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외계행성이 될 수 있다.

다만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다른 천문학자 블라디미르 아이라페티안은 "조용한 별이기는 하지만 로스-128의 극자외선 방출 X-레이도 태양의 10배 이상이 될 수 있다"며 "행성의 대기를 파괴할 수 있는 양"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천문학자들은 앞으로 거울 지름 30m가 넘는 차세대 대형 지상망원경을 통해 로스 128b를 직접 관찰하고 대기 중 산소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