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Herald

피터빈트

K-pop과 한국문학, 그 사이의 간극

By 최정민

Published : June 26, 2013 -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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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서울대학교 영문학 교수, 한국문학번역원장



최근 한국의 대중문화가 해외에서 유명세를 얻으면서 일부 국민들은 전 세계가 한국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열광할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을 한다. 한국문학에까지도 말이다.

요새 외국인들이 한국 멜로드라마들이나 영화들, 대중음악들 같은 한국의 대중문화에 관심이 높아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수의 외국인들만이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세계에서 문학을 찾는 이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책이 주로 지식과 여가의 원천이었던 과거에는 어느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나면 거의 항상 그 나라의 문학을 읽었었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은 더 이상 문학을 읽지 않는다. 대신 많은 외국인들이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 같은 한국의 대중 문화를 즐기기 위해 한국어를 배운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 문학을 해외에 홍보하는데 대산 재단이나 ICF, 그리고 KL 매니지먼트와 같은 사설기관들이 국가에서 운영하는 한국문학번역원보다 훨씬 낫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KL매니지먼트가 홍보했던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좋은 예로 든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한국문학번역원이 신작가를 국제사회의 유망주로 만들기 위해 KL매니지먼트를 여러 방법으로 도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애초에 신작가를 맨아시아문학상에 추천하고 그녀가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모든 서류 작업을 한 게 한국문학번역원이었다.

한국문학번역원이 KL매니저먼트가 신경숙의 소설을 가지고 미국 책 시장에서 거두었던 성공만큼의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히 인정한다. 과거 한국문학번역원에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넓은 인적 자원 네트워크를 가진 관리자가 없었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이 불문학이나 독일 문학 학자들이었기 때문에 영어를 자유롭게 말하지 못했고 영어권 나라들과는 거의 관계가 없었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문학번역원이 미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동안, KL매니지먼트는 훌륭한 미국 에이전트의 도움으로 앞서갔다.

게다가 한국의 문학 작품들을 30개의 다른 언어들로 번역하고 해외에 출판해야 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한국문학번역원과는 다르게 KL매니지먼트의 주타겟은 미국 시장이다.

한국인들은 신경숙 작가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로 이제 다른 많은 한국 작가들도 하루아침에 그와 같은 성공을 이루리라고 순진한 가정을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전망이 밝진 않다. 알프레드 크노프가 신작가의 소설을 출판하기로 결정한 것은 단순히 한국 문학 자체에 대한 관심 때문이 아니었다. 대신 크노프는 신작가의 소설이 상품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소설이 미국 독자들이 호기심을 갖고 있는 동아시아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와 한국에서 어머니와 자녀간의 특별한 유대관계, 한국 엄마들의 가정교육법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 크노프의 결정은 중국인 어머니의 자녀 교육에 대해 쓴 에이미 추아의『타이거 마더』가 거둔 거대한 성공에 영감을 받은 것이었다.

한국문학을 미국시장에 홍보하는데 있어 또 다른 걸림돌은 뉴욕의 큰 상업 출판사들이 상업적 이익을 보장할 수 없는 책들을 매우 꺼려한다는 점이다. 많은 출판사들이 미국시장에서 한국 문학의 수익성을 낮게 생각하는 것 같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문학의 성공사례가 부족한 것은 몇몇 사람들의 의심과는 다르게 번역의 질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한국 문학의 불확실한 시장성이다.

한국문학번역원이 성과도 많이 내지 못하면서 세금을 낭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지도 모른다. 다시 말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사실, 한국문학번역원은 프로젝트 진행을 위태롭게 하는 부족한 예산 때문에 오랫동안 곤경에 처해왔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예산을 다른 국영 기관들의 예산과 단순히 비교해보기만 하더라도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설 기관들과는 달리 한국문학번역원은 예산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른다. 문제를 더 어렵게 하는 것은 한국문학번역원은 정부 기관이라는 지위 때문에 온갖 관료적 형식주의들을 반드시 처리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2012년부터 한국문학번역원은 자체 구조를 근본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오며 주목할만한 성과들을 냈다. 이에 따른 결과로 한국문학번역원은 작년에 문화부 장관 상을 수상했고, 올해 체코 외교부에서 수여하는 문화훈장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주, 한국문학번역원은 자체 역사상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뽑은 최고의 3개 공공기관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내년에 한국문학번역원은 달키 아카이브에서 “한국문학총서”라는 타이틀로 25권의 책 출판을 기념한다. 2015년까지 한국문학번역원과 체코공화국의 아르고는 10권의 한국 문학을 출판할 것이다.

한국문학번역원의 도움이 없었다면 한국 작가들은 국제적인 상들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번역이 없었다면 사실 어떤 작가들도 국제 사회에 알려지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문학번역원에게 필요한 것은 근거 없는 비판이 아니라 응원이다. 디지털 대중문화의 시대에서 문학을 알리는 것은 대중문화를 알리는 것과는 다르고,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관련 영문 기사>

The gulf between K-pop and Korean literature

By Kim Seong-kon

Due to the recent popularity of Korean pop culture overseas, some Koreans naively think that the whole world is crazy about anything Korean, including Korean literature.

It is undeniable that these days foreigners are increasingly interested in Korean pop culture such as Korean soap operas, movies and pop songs. Unfortunately, however, few foreigners are interested in Korean literature, because literature, in general, is sought by a smaller number of people worldwide.

In the past, when books were the primary source of knowledge and entertainment, people almost always read the literature of a country after learning its language. Today, however, people no longer read literary texts. Rather, many foreigners learn the Korean language to enjoy Korean pop culture such as television dramas and movies.

Some people argue that private institutions, such as the Daesan Foundation, the International Communication Foundation and KL Management, are far better than the state-run Literature Translation Institute of Korea in promoting Korean literature overseas.

They bring up Shin Kyung-Sook’s “Please Take Care of Mom,” which was promoted by KL Management, as a good example. But most people do not know that LTI Korea helped KL Management in many ways in order to make Shin a rising star i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For example, it was LTI Korea that initially recommended Shin to the Man Asian Literary Prize and did all kinds of paperwork for Shin to win the prestigious award.

It must be accepted that LTI Korea has not achieved the same success in the American book market as KL management has with Shin Kyung-sook’s novel. In the past, LTI Korea did not have a director with extensive human resources networks in the U.S. or the U.K.; they were scholars of French or German literature and thus could not speak English freely and hardly had any connections in English-speaking countries. While LTI Korea was not able to navigate the American market for the past 10 years, KL Management excelled with the help of an excellent American agent.

Besides, unlike LTI Korea, which carries out the task of translating Korean literary works into 30 different languages and publishing them overseas, KL Management’s main target is the American market.

Koreans naively assume now that since Shin Kyung-sook has broken into the American market, many other Korean writers will become overnight successes as well. But the prospects are not as rosy as many expect. When Alfred Knopf decided to publish Shin’s novel, it was not particularly interested in Korean literature per se. Rather, Knopf thought Shin’s novel was sellable because it addressed American readers’ curiosity about women’s social status in East Asia, the special bond between mothers and children in Korea, and the ways Korean mothers educate their children at home.

Furthermore, Knopf’s decision was inspired by the enormous success of Amy Chua’s “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 which is literally about a Chinese mother’s training and education of her children.

Another obstacle in promoting Korean literature in the States is that big commercial publishers in New York are very reluctant to publish books that cannot guarantee commercial profits. Many publishers seem to think Korean literature will not be profitable in the American market. Unlike some people’s suspicion, therefore, Korean literature’s lack of success in the American market hardly has anything to do with the quality of translation. Rather, the problem at stake is the dubious marketability of Korean literature.

People may assume that LTI Korea has been spending large sums of taxpayers’ money without achieving much. This claim is, again, far from the truth.

In fact, LTI Korea has long been stuck with a meager budget, which jeopardizes its projects. If one simply compares the budget of LTI Korea to other state-run institutions, you can see that the budget is far below standard. Many people do not know that LTI Korea, unlike private institutions, cannot freely spend funds. To make matters worse, LTI Korea must deal with all sorts of red tape due to its government institution status.

Since 2012, LTI Korea has been striving to radically overhaul its structure, and has made some remarkable achievements. As a result, LTI Korea received the Minster of Culture Award last year, and was awarded a Czech Government Order of Culture Merit this year. And last week, LTI Korea was selected as one of the three best public institutions in the 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for the first time in its history.

Next year, LTI Korea will celebrate the publication of 25 books of Korean literature under the title of “The Korea Library” by Dalkey Archive Press in the States. By 2015, LTI Korea and Argo in the Czech Republic will publish 10 books of Korean literature.

Without the assistance of LTI Korea, Korean writers could not have received international awards. Without translation, indeed, no writers can be known i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What LTI Korea needs, therefore, is encouragement, not groundless criticism. In the age of digital mass media, promoting literature is different from, and much more difficult than, promoting pop culture.

Kim Seong-kon is a professor of English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president of the Literature Translation Institute of Korea. He can be reached at sukim@snu.ac.kr. ― Ed.